2010년 4월 19일 월요일

[그림] Blossoming Almond Tree - Vincent van Gogh

Blossoming Almond Tree

Oil on canvas
73.5 x 92.0 cm.
Saint-Rémy: February, 1890
F 671, JH 1891

 

 

약간 촉촉한 저녁의 카페 그림이나, 밀밭 위에 떠 있는 달빛이 몽롱한 그림도 좋아하지만, 그래도 가장 끌리는 그림은 이 꽃 핀 아몬드나무 그림이다. 이 푸른색 배경의 나무 그림은 어쩐지 처연하고 독한 느낌이다. 처음 눈길을 사로잡는 건 선명한 푸른색이다. 어찌 보면 무겁고 조금 어두운 하늘 같고 어찌 보면 맑은 물 같기도 한 저 푸른색 자체가 이 그림의 느낌을 오롯이 표현하는 것 같다. 하얗게 피어난 꽃들은 아름답다고 하기엔 조금쯤 괴기하고, 거칠게 표현된 뒤틀린 나뭇가지는 야생미가 넘친다. 강한 생명력 자체로 빛나는 야생미라기 보다, 어떻게 해서든 살아가고야 말겠다는 생에의 집착에 좀 더 가까운 느낌. 고흐의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해바라기 그림은, 사실대로 말하자면, 생명이 다하기 직전 마지막 불꽃같은 발악이 너무 선명하고 솔직하게 드러나서 좋아할 수가 없다. 그토록 아름답고 따뜻한 색감에도 오래 보고 있으면 어쩐지 우울해지기 때문이다. 이 그림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느낌이다. 오랫동안 보고 있으면 차분해지고 가라앉게 되는 느낌이다. 

 

난 이 그림이 그려진 시계를 하나 가지고 있다. 좀 우습지만, 함부로 꺼내두기 싫어서 서울 집에 모셔두고 생각 날때마다 들춰본다. 한번쯤 원본을 보고 싶다. 그리고 그 느낌에 가장 가까운 색감을 지닌 포스터를 사서 벽에 커다랗게 붙여두고 싶다. 갑자기 이 그림에 대한 짧은 글을 쓰게 된 계기는, 이 그림이 그려진 우산을 판매한다는 광고를 보았기 때문이다. 시계에서는 별로 거부감을 못느꼈는데 우산은 좀 아닌 것 같다. 이 그림이 곡면에 덧씌워져서 왜곡되는 것이 싫다. -_

 

 

 

p.s> 그림 찾아 다니다가, 너무 알흠다운 사이트를 발견하였다. 이런것은 공유해야 +_+

http://www.vggallery.com/index.html

고흐 빠돌이가 만든 것임에 틀림없는 사이트... 정서순화를 위해 즐겨찾기 등록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효 :)

 

 

 

 

댓글 11개:

  1. 정서 순화 완료하였습니다.

    저는 고흐의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좋아해요. 보고 있으면 그 짙은 푸른색에 빨려 들어갈 것 같아서요//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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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2. 저도 별이 빛나는 밤에 좋아해요 >_<

    평화님 블로그 오니 마음이 맑아지는거 같아서 좋네요. ㅎ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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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3. @차가운새벽 - 2010/04/19 15:15
    론강의 스따리나잇은 정말 빨려들어갈것같은 느낌이에요! starry 라는 단어에는,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가 더 어울리는 듯 합니당 :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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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4. @엘윙 - 2010/04/19 23:34
    아몬드 나무도 좋지 않아요? 헤헷

    마음이 맑아진다니! 이것참 부끄러워서 몸둘바를 모르겠어영 꺄아아... >.< 감사감사 ^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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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5. 고흐를 비롯한 후기인상파화가들이 일본 그림 영향받았다는 얘기 있지 않나? 저 그림 보니 더 그런 생각이 드네. 상당히 동양적인 느낌의 푸른색. 나도 저 그림 우산 봤는데 명화 우산에 취미가 있지만서도 왠지 별로더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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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6. @베배 - 2010/04/20 10:21
    맞앙. 마침 저 시기의 네덜란드(를 비롯한 북유럽)는 해양강국으로 거듭나고 있었고 그동안의 서양 문화와는 다른 궤도에서 꽃피던 동양 문화가 대거 유입되었는데.. 그 중 흥미를 끌었던 것이 일본 문화였지. 내가 걸어둔 링크를 보면 좀 더 자세하게 나와있다네. 좀 딴소리인데, 일본을 좋아하고 말고를 떠나서 문화적으로 확실히 독특한 색깔을 띄고 있는 강대국이었던 것은 틀림없는듯. 아니면 최소한 그런 문화를 잘 보존했다는 사실 자체도 대단한거고. 너무 복잡한 맥락이라 정리하기가 어렵지만 여튼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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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7. 고흐 그림은 보고 있으면 빠져드는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드는거 같아.

    이 그림도 참 좋구나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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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8. @키캣 - 2010/04/24 02:12
    자네가 좋다니 이 언니는 기뻐요 ^ㅂ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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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9. 전 너무나 사랑받는 사람/사물에는 많은 사랑을 주지 않아요;;(이건 청개구리 심보일지도..;)

    그래도 몇몇 작품들은 좋아하는데, 저도 아몬드 나무 그림 너무 좋아해요ㅎㅎ

    그 그림 말고 고흐 그림 중에서 Child with Orange라는 그림이 있는데, 이 그림은 드물게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어요ㅎㅎ그 그림 보면 왠지 Thinking Of You라는 Pino의 그림이 떠올라요~정말 좋아하는 그림인데, 제 블로그에 올려놓을께요ㅋ(저작권 위법이 아니라면요ㅋㅋ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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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0. @민군 - 2010/04/26 15:03
    기다리고 있겠어요~ 올려줘용 ㅎㅎ 명작은 괜찮지 않을까요? 저작권법이라... 전 이미 어겼 후훗



    너무나 사랑받는 사람/ 사물~~ 이거 어느정도 공감가는데요. ㅎㅎ 자아가 강한것도 이유일듯 :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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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1. trackback from: 오후를 깨우는 그림
    대부분의 사람들과 반대로 가고 싶어하는 청개구리 심보 때문에 유명한 것들은 많이 좋아하지 않습니다. 물론 어쩔 수 없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라 통하지 않지만요ㅋㅋ 고흐는 정말이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화가이고, 또 그 중에서도 해바라기를 많이들 좋아하지요~ 근데 저는 이웃님께서 골라주신 꽃 핀 아몬드나무 그림이라던지, 별이 빛나는 밤에 같은 푸른 색 계열의 그림을 좋아합니다. 고흐의 색감은 정말이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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